리뷰/내돈내산

닥터마틴 원더발삼 / 닥터마틴 관리

dapki 2021. 10. 14. 11:00

닥터마틴 원더발삼

닥터마틴 원더발삼 뚜껑

지난 겨울까지 잘 신고 넣어 둔 닥터마틴 플로라.. 가죽제품은 영양제를 발라 주어야 오랫동안 튼튼하게 신을 수 있다는 것을 깨닫고 다가오는 가을 개시를 위해서 원더발삼을 주문했다.
검색을 해서 여러 개의 블로그와 유튜브 영상을 봤는데, 3개월에 한 번 정도 빈도로 원더발삼을 꼼꼼히 발라주면 가죽이 갈라지거나 헤지는 것을 방지하고, 눈비에도 젖지 않는 신발을 만들 수 있다고 한다.
예쁜 닥터마틴을 오랫동안 신으면서 내 발 모양과 걸음걸이에 맞게 주름지우고 길들일 수도 있다.


원더발삼 바르기

닥터마틴 플로라

오늘 닦을 신발, 닥터마틴 플로라 첼시부츠!
옷은 대충 입어도 이걸 신으면 간지가 좔좔~ 새끼발가락이 살짝 아프기는 하지만 간지가 모든 것을 눈감게 해 준다.
잘 보면 왼쪽 신발(사진상 오른쪽)에 주름이 가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종이박스가 주름진 것처럼 자글자글하게 걷는 모양대로 주름이 잡히는 것을 보고 살짝 마음이 아팠지만 발을 구부리지 않고 걸을 수는 없으니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먼지 닦기

신발을 깨끗이 관리하는 편은 아니라..일단 물티슈로 신발 표면에 묻어 있는 먼지와, 고무 밑창 근처의 흙먼지를 닦아내 주었다. 그러지 않으면 결국 먼지가 섞인 기름으로 신발을 닦는 꼴이 되어버릴테니까 이 과정도 중요하다.
특히 밑창에서 옆으로 삐져나온 부분 위쪽에 미세한 먼지들이 가득 쌓여 있었다. 먼지 입자는 보이지 않을 만큼 작았지만 이 새까만 것들..

왼쪽 신발

특히 왼쪽 신발에 주름이 많다. 발등 부분에 아주 자글자글하다. 발 가장자리 부분 가죽은 건조했는지..어떤 이유인지 살짝 갈라지려고 하고 있었다. 검색을 하다가 관리를 하지 않은 닥터마틴 신발이 갈라지다 옆구리가 터졌다는 글을 발견해서 이 실금을 보았을 때 마음이 철렁했다. 지금부터 닦아준다면 늦은 건 아니겠지?

닥터마틴 원더발삼 구성

원더발삼의 뚜껑을 열어 보면 이렇게 세 가지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뚜껑, 가죽영양제가 담긴 통, 그리고 스펀지가 담긴 통.

가죽영양제 찍어바르기

스펀지는 혼자 들어있는 게 아니라 가죽영양제에 직접 닿지 않도록 금속으로 된 접시에 담겨 있었다. 꺼내서 원더발삼을 찍어보았다. 다음에 꺼낼 때 방향을 잘 정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지 않으면 손에 원더발삼이 잔뜩 묻을지도 모르니까..
이걸 나중에 넣을 때 닦아서 넣어두어야 하나 고민했지만, 딱히 부패하거나 변질되는 것도 아니어서 그냥 넣어두기로 했다. 찝찝하다거나, 혹은 다음에 바를 때 꺼냈는데 먼지가 너무 많이 붙어있다면 신문지 같은 것을 구겨서 거기에 문질러 닦으면 될 것 같다.

원더발삼을 바른 쪽과 바르지 않은 쪽

사진상 왼쪽이 원더발삼을 바른 쪽이고 오른 쪽이 바르지 않은(먼지만 닦은 상태) 쪽이다.
잘 보면 왼쪽에 있는 신발에 원더발삼을 바른 결이 보인다.
바르는 방법은 별 거 없다. 너무 떡지지 않게 스펀지에 원더발삼을 묻힌 다음, 가죽으로 되어 있는 부분을 꼼꼼히 문질러 발라준다. 천으로 되어 있는 부분에는 발리지 않게 했다. 발려도 상관없을지는 잘 모르겠다. 절대 발라져서는 안 될 부분이 있다면 마스킹테이프를 붙인 다음 원더발삼을 발라주면 될 것 같다.
아무튼 가죽이 주름져 있는 부분은 좀더 정성을 들여 발라주었다. 그래도 원더발삼을 너무 많이 발라서 떡지면 좋지 않을 것 같아 떡칠을 하지는 않았다.

왼쪽 신발의 주름진 부분

다음으로 왼쪽 발을 할 차례다. 왼발과 오른발의 걸음걸이가 다른지 오른쪽 신발보다 발볼과 발등 부분이 더 심하게 주름쳐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역시 원더발삼을 바를 때 이 부분에는 더 꼼꼼하게 정성들여 발라 주었다.
그런데 바른 직후에는 뭔가 이 실금들이 갑자기 사라진다든가 하는 드라마틱한 효과는 없었다. 역시 이렇게 금이 가고 종이처럼 주름지기 전부터 관리를 잘 해 주었어야 하는 건가 보다.

칠 완료

양쪽 신발 다 원더발삼을 꼼꼼히 발랐다.
사실 바르기 직전과 비교해 엄청난 변화가 느껴지지는 않는다.
굳은 기름처럼 끈적한 감이 있어서 먼지가 앉지 않도록 신발장에 넣어 두었다.


그 후

원더발삼을 발라두고 한 달 정도 지나서 선선한 날씨에 플로라를 꺼내게 되었다.
바른 직후에는 위의 사진들에서 보이는 것처럼 스펀지로 원더발삼을 바른 결이 그대로 보이고 원더발삼이 신발 위에 얹어진 느낌이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고 나니 제품이 안으로 흡수된 것인지 원더발삼을 발랐던 결은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신발은 sns나 공홈에서 보이는 사진처럼 은은한 광택을 보여주었다. 주름이 없어진 것은 아니지만 전처럼 건조한 종이박스가 접힌 것 같은 모양은 아니다.
지속적으로 원더발삼을 발라주면서 관리하면 몇 해가 흐르고 난 후에는 나도 다른 사람들이 보여주는 것처럼 멋있는 주름을 가진 나만의 신발을 가질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밍기적거리다 약속에 늦을 위기였기 때문에 사진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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