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비건

동원 마이플랜트 식물성 참치 오리지널 리뷰

dapki 2023. 9. 11. 11:00

캔참치의 명가 동원에서 '식물성' 참치가 나왔다고~~~~?!?!?

장보다가 발견해서 사봄. 궁금하잖아~~~ 얼마나 캔참치에 가까울 지 먹어보고싶잖아~~

가격은 싸지 않다. 나는 1+1행사할 때 샀는데 만약 행사를 안 한다면 선뜻 손이 가기 어려울 가격이라고 생각한다. 진짜 참치가 더 저렴하니까.

하지만 식물성 대체식품이 아직 대량생산되고 활성화되지 않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부분임을 이해한다.

마침 1+1이었다

일단 포장 패키지는 무난한 3분카레같았다.
포장 속 내용물의 비주얼은 그다지 좋지 않았다. 처음 열었을 땐.. 솔직히 말하자면 생긴 게 조금 역겨울지도? 라고 생각했다. 펫푸드같이 생겼달까.

보다 잘 보여주기 위해 흰 그릇에 담아보았다. 영국 아니면 북유럽의 전통 저장음식같이 생겼다. 기름이 너무 많아 보여서 더 기분이 좋지 않았다. 진짜 참치캔은 아예 식용유에 담근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이상하게 그쪽은 군침이 싹 돌고 이쪽은 좀 역겹다. 개발하신 분들이 마음아파하시겠지만.. 내가 이 비주얼에 익숙하지 않아서 그럴 수도 있지만.. 솔찍헌 심정이다. 이 제품은 생김새도 장벽이다.
포장지 이미지에 있는 옥수수는 데코용인 줄 알았는데.. 진짜로 들어있었다. 근데 오히려 기분이 안 좋아졌다. 있어서는 안 될 게 있는 기분이랄까. 마치.. 돼지곱창을 먹다가 옥수수를 단 한 알 발견한 것 같은 기분. 난 캔참치 기분을 내고싶었는데 옥수수 너는 왜 여깄어..? 느낌.

맛에 대하여

일단 '맛'이라는 것에 대해서 세 가지 요소로 평가하고자 한다. 1. 맛(짠맛, 단맛, 신맛, 쓴맛, 감칠맛), 2. 향, 3. 질감.

1.

맛 자체는 캔참치와 비슷하다고 생각된다. 입에 넣었을 때 느껴지는 짠맛의 정도도 익숙하고, 감칠맛이 잘 느껴진다. 맛의 재현도는 아주 좋다.

2.

근데 캔참치의 핵심인 비린내가 나지 않았다. 포장을 뜯는 순간 확 퍼지는 비린내의 임팩트가 없었고, 코를 대고 냄새를 맡았을 때 아주 짭짤할 것 같은 짜장 냄새가 났다. 식물성 감칠맛(주로 콩으로 내는 것 같은)의 느낌이 기본적으로 짜장의 향이 나는 건지 모르겠다. 아무튼 생선 냄새는 나지 않는다. 이 부분에서 캔참치라는 느낌이 사라진다.

굳이 장점을 찾자면.. 생선(느낌의 무언가)을 먹었는데 입 냄새 걱정을 할 필요는 없겠다는 정도?

3. 질감

질감은 참치살과 비슷하다. 살코기가 뭉쳐 있는 부분 말고 그 왜, 참치 한 캔 대충 퍼내고 나면 밑에 자잘한 고기조각들이랑 기름이랑 섞여서 숟가락으로 닥닥 긁어내는 그 부분의 식감과 닮았다. 아무래도 모양 자체가 캔참치처럼 근육조직이 단단하게 뭉친 것을 그대로 쪄낸 형태가 아니다 보니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캔참치처럼 뭉쳐진 형태의 제품이 나온다면 더 비슷한 느낌이 들 것 같다. 그렇지만 씹는 질감 자체는 생선살과 비슷하다. 빡빡함이 덜하기는 한데 질겅질겅하는 느낌이.

재료와 영양성분에 대하여

재료는 일단 식물성 원료만 들어간 것 같다. 콩고기를 살까 싶어서 구경할 때 베지가든 제품을 많이 봤는데 동원에서 갖다 쓸 정도면 여기 것이 좋은가보다.

영양성분을 보면 칼로리가 생각보다 높지 않다고 생각했다. 기름이 많아서 훨씬 높을 줄 알았다. 다만 양 자체가 적기는 하다. 나트륨이 높은 것은 짭짤해서 어쩔 수 없는 것 같고, 대두단백이 들어가서 단백질은 좀 있다. 식

그래서 다음에 또 사먹을거냐?

글쎄.. 일단 한 팩을 다 먹어봤는데 따끈한 흰쌀밥에 얹어 먹으면 맛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는 한다. 근데 가격이 생각보다 높다.

전체적인 느낌은 참치캔을 따라가기는 하는데, 이 제품을 모르는 사람에게 안대를 씌우고 이 제품을 먹인 다음 무엇인지 맞춰 보라고 하면 바로 캔참치라고 할 만큼 비슷한 건 아니다. 그냥 갈팡질팡하다가 한 세 번째 답변 쯤에 자신없는 목소리로 "참치.......?" 라고 할 것 같은 느낌. 왜냐면 다른 비슷한 음식이 없음.

제품 자체로 봤을 때 맛있냐고 한다면 맛있다. 가격을 생각하지 않는다면 이것만 따로 먹어도 괜찮을 것 같기는 하다. 근데 포지션이 애매하다.
추천음식으로 '샐러드'를 제시하고 있는데, 샐러드를 먹을, 건강을 생각하는 사람들은 이 제품을 까서 식용유를 봤을 때 건강하지 않다고 생각할 것 같다. 참치김치찌개에 넣기에는 향이 약하고, 참치마요를 만들기에도 역시 좀 국물이..많다. 한 번 걸러서 써야 하는데 너무 귀찮고, 한번 체에 거르면 건더기가 얼마 없을 것 같다. 게다가 옥수수도 들어있고.
단백질 함량을 강화하거나, 살코기를 빡빡하게 담거나, 아니면 해외에서 파는 것처럼 물에 담은 캔 제품으로 '건강'키워드가 강조된다면 좀더 정체성이 확실해질 것 같은 느낌이다.

뭐, 저는 비전문가이지만요.

아무튼 1+1급의, 그러니까 50%의 가격수준이 아니라면 개인적으로는 다시 구매하기 어려울 것 같다. 남은 한 팩은 따끈한 즉석밥에 얹어서 먹을 생각이다.